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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란 |  CHOI Hy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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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신의 거울, 스마트폰과 쇼윈도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비평)

 

작업에 요구되는 조건이 여럿 있지만 그 중 핵심적인 것으로 치자면 동시대성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동시대의 지배적인 지식체계며 인식체계를 비롯한 인문학적 배경과 문화현상으로부터 취해진 전형 곧 시대적 아이콘을 작업에 반영하는 것이다. 최혜란은 시대적 아이콘으로서 스마트폰을 주제며 소재로 취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경우로 보인다. 세속적인 표현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치고 늦은 시작은 없다는 말이지만, 시의 적절한 주제로 시작하는 것은 절반의 성공에 견줄 만큼 결정적이다. 시대를 읽는 감각 레이더가 곧추 서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흔히 스마트폰은 소통환경의 혁명에 비유된다. 저마다의 취향에 맞춰 내려 받은 앱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손안에 구축할 수가 있게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구축된 수중의 세계는 진정 세계가 축약된 것이며, 덩달아 사용자 또한 세계를 구축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인가. 겉보기에 그런 같지만 사실은 다르다. 세계를 구축하는 일에 참여하는 같지만, 사실은 이미 가장자리 쳐진 체계 내에서의 일이며, 마저도 세계의 구축에 동참하는 것과는 거리가 한갓 정보 소비자의 행태에 가깝다. 보들리야르는 우리가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하고 이미지를 소비한다고 했다. 혹자는 주체적인 소비자며 경우에 따라선 시대를 견인하기조차 하는 능동적인 소비자에 대해서 말하지만 역시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틀은 말할 것도 없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가동하는 물신이다. 소비자는 결코 물신이 그어놓은 금을 넘어설 수가 없다. 여기서 다시 주체는 상품 속으로, 기호 속으로, 이미지 속으로 사라진다고 보들리야르의 말을 되새길 일이다.

어느 최혜란은 내려 받은 앱들이 아이콘으로 있는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에 비친 자기 자신과 대면한다. 그리고 불현듯 자신이 구축한 세계 속에 정작 자신이 들어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비치는 것은 거울의 속성이다. 핍진성 영락없는 닮은꼴이 주체를 반영하는 같지만, 사실은 착각이며 허구를, 욕망이며 함정을 되돌려줄 뿐이다. 그렇게 작가는 스마트폰에서 구축되는 주체가 아닌 소비되는 주체를 본다. 그리고 관심의 축이 스마트폰에서 거울로 옮아가고 확장되고 심화된다. 액정화면에 비친 자신과의 조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중략·····